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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The Man Standing Next, 2020)

repaired_stat 2024. 8. 24. 18:19

남산의 부장들 (The Man Standing Next, 2020)

 

혁명의 배신자

 

<서울의 봄>을 본 이후로 궁금해진 영화이고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4명의 배우 모두 좋아하는 배우이다. 감독도 <내부자들>의 감독이라 시간이 났을 때 바로 보게 됐다.

 

 

<남산의 부장들>은 10.26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어떤 상황이었는 가를 다룬 영화이며 김재규를 모티브로 한 '김규평'(이병헌)이 주인공이다. 프레이저 청문회를 기점으로 발생한 여러가지 상황에 의해 '김규평'은 혼란에 빠진다.

 

 

<남산의 부장들>은 역사적 사실에 각색을 더한 전기 영화이다. 많은 전기 영화들이 그렇듯 각색을 통해 영화적 상황을 연출하고 조금 과한 각색이 아닌가 싶은 부분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남산의 부장들>은 다루는 사건 자체가 임팩트가 있어 아무런 불편함 없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또한 이병헌이 보여주는 연기 덕분에 '김규평'의 심리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를 믿고 따른다는 것을 깊게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이다. 상하 관계가 있는 구조의 조직에서 필연적으로 개인을 기준으로 하는 윗 사람의 수는 아랫 사람의 수 보다 적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윗 사람에게 대하는 것과 윗 사람이 아랫 사람인 나를 대하는 것은 대응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김규평'도 '박통'(이성민)을 진심으로 따랐으나 '박통'이 생각하는 '김규평'은 여러 부하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정치 뉴스를 보면 소위 꼬리 자르기가 팽배한 듯 하나 그 꼬리는 본인이 잘려나갈 꼬리라고 생각했을까. 

 

 

이병헌의 영화 중 대여섯개를 보았지만 정말 볼 때마다 새롭고 계속 빠져들게 하는 능력이 있다. 영화를 떠나서 그의 출연이라면 흥미가 생길 정도이다.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에서 아쉽게 천만 영화 달성을 놓쳤지만 언제든 천만 영화를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운 영화를 보여주어 계속해서 응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