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 연구실에서 무언가가 잘못되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미래의 범죄들> (Crimes of the Future, 2022)를 접하기 전까지는 <플라이>의 감독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를 접해보지 못했다. 당시에 <미래의 범죄들>은 범죄라는 제목, SF라는 장르, 비고 모텐슨, 레아 세두, 크리스틴 스튜어트 3명이 출연이기에 부국제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던 영화이다. 하지만 정작 내용은 다소 난해하고 고어가 가득해 조금 놀랐다. 영화가 끝난 후에 감독이 누구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충격적이게도 한 분야의 거장이라기에 한번 더 놀랐다. 조금 더 찾아보니 <미래의 범죄들>에 대한 리뷰로 "크로넨버그 팬이라면 환호를, 아니라면 고문과도 같을 것"이란다. 나의 흥미를 끌기에는 충분했다.
<플라이>는 한 과학자가 순간이동을 개발했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무생물은 성공적이나 생물을 전송시키는 것은 아직 무리이다. 사소한 계기들로 영감을 얻고 연구를 발전시켜 결국 생물까지도 성공시켰고 세간에 발표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자신을 전송시키는 것을 영상으로 남겨 발표하는 계획을 가졌다. 그러던 중 무언가 잘못되고 그는 점차 바뀌어간다.
본 영화를 감상한 이후에는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하고싶어하는게 무엇인지 조금 알겠다. 어떤 인물이 가진 내면의 변화, 그리고 그 내면의 변화가 반영되는 외면의 변화. 외면의 변화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매우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수준의 묘사이지만 그 자체가 감독이 원하던 바가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부분은 세스 브런들의 서사와 세스 브런들 역의 제프 골드블룸의 연기이다. 처음 영화의 시작에서는 세스 브런들은 내향적이며 과학자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세스 브런들은 앞의 두 측면에서 멀어진다. 또한 개인적으로 나는 어떤 인물이 점근적으로 변해가는 연기를 좋아하며 제프 골드블룸은 이런 점을 아주 만족시켜 주었다.
제프 골드블룸은 <쥬라기 공원>,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 MCU의 그랜드 마스터 역으로 접한 적이 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본 적은 없지만 출연하였다고 하니 곧 봐야겠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이스턴 프라미스>를 통해서 재미를 느껴 <플라이>에 도전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런 신체의 변형은 비주류의 성향이 아닌 단순히 그가 잘 다루는 소재 정도임을 느꼈다. 왜 '크로넨버그 팬'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이해했고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파편들>, <데드 링거>에도 관심이 가며 처음 언급했던 <미래의 범죄들>도 재감상할 의향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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