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다가왔을 때 모든 사람이 준비되어 있지는 않았다.
<아포칼립토>는 티비 영화 채널에서 종종 볼 수 있었다. 영화를 잘 모르던 시절이라 몇몇 장면은 기억에 남아있지만 영화가 어떻다라는 구체적인 감상은 없었다. 언젠가 다시 천천히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영화 중 하나이고 최근 문득 떠올라서 다시 보게 되었다.
<아포칼립토>는 16세기 마야 문명이 배경이다. 한 소규모 부족이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으로 시작하고 이런 평화로운 나날이 유지되고 있었다. 사냥 중 다른 무리의 상처입은 부족을 만나게 되고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다. 이상한 낌새는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로 다가온다.
오래된 역사의 한 문명을 다루는 영화는 특히 영상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분장이나 각종 구조물 등에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한 상상력이 그대로 나타난다. <아포칼립토>는 이런 부분에서 아주 대단한 영화이다. 영화 내의 사소한 부분 모두 신경을 쓴 것이 느껴진다. 심지어 초반부, 중반부, 후반부의 배경이 모두 별개이다. 초반부는 이 부족 자체, 중반부는 전혀 다른 문명, 후반부는 자연이 배경의 주체이다.
특히 중반부에 나오는 주인공이 소속된 부족과는 달리 비교적 많은 진보를 거친 발달된 문명에 대한 묘사는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어떤 대사나 이야기의 진행이 없이 단순히 이 문명을 비추기만 하는 시간들은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나오는 여러 행동이나 행위들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설명이 전혀 없기도 하고 연출덕분에 궁금해지는 느낌보다는 신비로운 느낌을 받는건지도 모른다.
영상미 외에도 <아포칼립토>는 속도감을 적극적으로 다룬다. 발달되지 않은 문명이기에 단순히 달린다는 행위를 통해 속도감을 느끼게하고 스릴러의 형태를 갖춘다. <스파이더맨>같은 마블 영화들이 몰입감을 주기위해 활용했던 방법 중 하나로 맨손 대인 격투가 있다. 원시적인 행위라 더 몰입이 되며 각종 격투기를 보는 이유도 이와 비슷할 것 같다. 이렇듯 달리기라는 행위도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감독인 멜 깁슨은 <왓 위민 원트>에서 주연 배우로 본 적이 있었는데 <아포칼립토>에서 감독이었다는 것은 최근에야 알게되었다. 찾아보니 감독으로 유명한 영화는 <브레이브 하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핵소 고지> 등이 있으나 개인적으로 전쟁, 종교라는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아쉽다. 관심이 있는 출연작으로는 1979년 작인 <매드 맥스>가 있으며 여기서 멜 깁슨은 맥스를 맡았다. 이 외에 <아포칼립토>의 출연 배우들에 대해 조금 찾아보았으나 기억할 만한 내용이 없어 이 또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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