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Marathon, 2005)

말아톤 (Marathon, 2005)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

 

<말아톤>은 2005년에 개봉한 영화다. 거의 20년 전 영화라 요즘에는 티비에서도 잘 나오지 않지만 조승우 주연 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한 듯 하다.

 

 

<말아톤>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초원'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초원'은 10km 마라톤에서 3등을 할 정도로 능력이 있으며 더 높은 목표인 42.195km의 풀코스 마라톤을 노리게 된다. '초원'의 엄마인 '경숙'은 '초원'의 풀코스 마라톤 완주를 위해 더욱 힘쓴다.

 

 

<말아톤>은 자폐성 장애에 대한 현실의 일부분을 보여준다. 이를 인물의 설정이라는 부분에서 보면 '초원'은 20살의 청년이지만 정신 연령은 5세이며 상호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는 이에 대한 몇몇 특성을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이해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무리가 있지만 조금이나마 알게되었다 정도는 괜찮을 듯 하다. 또한 '초원'에 국한된 시선이 아닌 더 넓은 시야를 통해 '초원'의 주변에 있는 선생님, '초원'과 달리 장애가 없는 동생, 그리고 특히 '초원'의 엄마인 '경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말아톤>의 주인공은 '경숙'이다. '경숙'은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뚜렷한 감정의 변화를 느낀다. 이러한 변화는 가혹한 현실을 느끼게 해준다. 오히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더욱 가혹하며 절대 덜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로 인해 '경숙'의 타인의 시선으로 인한 고통, 잊고 싶었던 기억,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은 순수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말아톤>은 우리가 몰랐던 사회의 일부분을 고심하게 한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초원'을 이해할 수 없으며 '초원'의 엄마인 '경숙'조차도 긴 시간동안 '초원'을 이해하지 못 했다. 심지어 우리는 '경숙'도 이해하지 못 한다. 부모로서 '초원'을 키우고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것이 어떤 마음일지 영화나 글을 본다고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14년 부산 사하구에서 발달장애인이 영아를 살해한 사건, 최근 대구의 대형마트에서 지적장애인이 활동보조사를 밀쳐 뇌를 다치는 사건 등을 통해 우리가 단순히 이해하지 못 한다고 해서 무관심하게 여겨도 될 부분이 아니다. 개개인이 고민을 한다고 해서 사회 구조가 바뀔 순 없지만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으며 <말아톤>은 이에 도움을 준다.

 

 

'초원' 역의 조승우는 역대 한국 영화에서 손에 꼽을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조승우를 모르는 외국인에게 <말아톤>의 클립을 다큐라고 얘기한다면 믿지 않을까 싶다. <클래식>, <타짜>, <내부자들> 등 언제나 출연 자체로 영화에 관심이 갔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